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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에서 정보융합으로…Multi-INT 시장 개척

1 day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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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페이스 대전 본사 내 세종 위성 모형]
[인스페이스 대전 본사 내 세종 위성 모형]

ㅣ 위성·드론·지상체계 연결…데이터 분석부터 판단, 대응 연결


인스페이스는 위성·드론·지상 감시체계에서 확보한 정보를 융합해 실제 판단과 대응까지 연결하는 ‘Multi-INT’ 분야를 개척해왔다. 자체 위성으로 소버린 데이터 기반을 넓히고 초분광·AI 분석 기술을 더하면서 국방에서 민간, 국내에서 해외로 사업영역도 확장하고 있다. 더스탁이 최명진 대표 인터뷰를 바탕으로 기업공개(IPO)를 앞둔 인스페이스가 구축한 기술과 시장, 성장전략을 심층 조명한다.



1968년 12월 24일. 달 궤도에 진입한 유인우주선 아폴로 8호는 인류 역사에 남을 사진 한 장을 남겼다. 푸른 지구가 달의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지구돋이(Earthrise)’다. 당시 카메라를 들었던 우주비행사 윌리엄 앤더스(William Anders)는 훗날 “우리는 달을 탐험하러 먼 길을 왔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구를 발견한 것”이라고 회고했다.


지구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후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했다. 농작물의 생육 상태와 산림 변화, 재난 피해, 도시 확장부터 국경과 주요 시설의 이상 징후까지 지상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지속적으로 파악하려면 넓은 지역을 반복 관측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197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랜드샛(Landsat)을 시작으로 지구관측 데이터가 축적됐고 최근에는 위성뿐 아니라 드론과 지상 센서까지 관측 수단이 다양해지면서 정보를 어떻게 분석하고 활용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항우연서 영상처리…“하드웨어보다 데이터 시장 봤다”


국내에서도 일찍이 데이터에 승부를 건 기업이 있다. 2012년 최명진 대표가 세운 인스페이스다. 창업 계기는 해외 우주산업을 접하면서다. 1992년 우리별 1호 발사 이후 국내 우주산업은 위성이나 발사체 등 하드웨어 중심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해외에서는 이미 위성이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분석하는 시장이 커지고 있었다.


해외 우주기업들과 교류를 이어가던 최 대표는 국내에서도 데이터 활용시장이 중요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위성 제조 경쟁에 뛰어드는 대신 영상 처리와 분석 분야를 선점하는 길을 택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서 위성영상 처리 업무를 담당하면서 데이터 활용 기술을 쌓은 점도 도움이 됐다.


최 대표는 “해외에서 국내 우주산업을 바라보니 단순 하드웨어로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겠다는 점을 일찌감치 느꼈다”며 “데이터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이 분야를 먼저 선점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인스페이스의 정체성은 단순한 우주기업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위성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여러 관측 수단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회사는 위성영상 처리에서 출발해 드론과 지상 감시체계까지 정보수집 기반을 확장했다. 현재는 서로 다른 데이터를 융합·분석해 고객의 판단과 대응으로 연결하는 데 사업의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실제로 인스페이스는 처음부터 자체 위성 제조에 뛰어들지 않았다. 공공 위성의 지상국 구축과 위성영상 처리·분석 등을 통해 데이터 활용 역량을 쌓았다. 2017년에는 드론 영상 분석 서비스를 선보이며 자료수집 수단을 항공 영역으로 넓혔다. 2022년에는 국내 최초 지구관측용 민간 상용 위성인 세종1호를 발사하면서 자체 위성 데이터까지 확보하기 시작했다.


관측 수단을 다양화한 이유는 각 수단마다 장·단점이 뚜렷해서다. 위성은 넓은 지역을 반복적으로 관측하며 변화와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데 강점이 있지만, 특정 현장의 세부 상황을 즉시 확인하는 데는 제약이 있다. 반대로 드론은 필요한 지점을 정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으나 활동 범위가 좁다. 지상 카메라는 한 장소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데 적합하다.


종합하면 어떤 수단도 단독으로는 고객이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인스페이스는 각각의 관측 수단을 따로 활용하기보다 서로 다른 데이터의 장점을 결합하는 데 집중했다. 우주에서는 세종 위성 시리즈, 항공에서는 자체 드론과 드론스테이션, 지상에서는 감시체계 등으로 수집한 자료를 융합·분석하는 ‘Multi-INT(Multi-Intelligence)’ 체제를 구축했다. 


최 대표는 “위성과 드론, 지상 카메라 등 단일 수단에만 집중하면 자료 분석과 활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서로의 강점을 섞어야 시너지가 난다고 판단해 다양한 데이터를 하나로 융합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넓혔다”고 말했다.



◇ 관측 넘어 판단·대응까지…Multi-INT 사업화


인스페이스의 Multi-INT는 단순히 여러 종류의 정보를 한 곳으로 모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위성과 드론, 지상 감시체계 등 다른 관측 수단에서 얻은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분석하고 그 결과를 고객의 실제 업무와 후속 임무까지 연결하는 게 핵심이다. 상황 인지 범위와 정확도를 높이는 구조다.


예컨대 위성에서 이상 징후를 포착하면 해당 지점을 드론이 추가 촬영하고 지상 감시체계에서 획득한 정보까지 종합해 현장 상황을 구체화할 수 있다. 반대로 지상 카메라가 이상 징후를 먼저 탐지하면 드론이 자동으로 현장에 투입돼 추가 정보를 확보한다. ‘관측→분석→추가 확인→대응’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셈이다.


인스페이스가 일본 료마 태양광발전소에 구축한 무인 드론 감시·관제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지상 카메라가 침입자를 탐지하면 위치를 분석해 드론에 비행 임무를 전달하고, 드론이 자동으로 현장에 출동해 추가 영상을 수집한다. 이후 영상과 비행 정보가 다시 관제 시스템으로 전달돼 관리자가 현장 상황을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최 대표는 “여러 소스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모아 원하는 정보를 뽑아내는 것이 핵심”이라며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판단과 대응까지 이어지게 하는 것이 인스페이스가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를 구현하려면 개별 기술의 성능만으로는 부족하다.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연동하는 시스템 통합 기술은 물론, 각 데이터의 특성과 산업별 업무 흐름까지 이해해야 한다. 국방·재난·산업안전 등 적용 분야에 따라 필요한 정보와 대응 방식이 달라 고객이 어떤 상황에서 무슨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인스페이스가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것도 개별 장비가 아니라 연결 역량이다. 새로운 산업에 진출할 때마다 기술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대신 기존 플랫폼과 공통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별 요구사항을 반영할 수 있어서다. 회사는 이를 통해 신규 시장 진입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다양한 산업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인스페이스는 국방과 국가안보, 감시정찰처럼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요구하는 영역에서 오랜 기간 레퍼런스(사업 경험)를 쌓았다. 일본 료마 태양광발전소를 비롯해 누적 거래 고객이 세 자릿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까다로운 환경에서 여러 시스템을 연동하고 실제 임무에 적용한 경험이 기술 경쟁력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인스페이스는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위성·드론·지상 감시체계를 아우르는 Multi-INT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진행 중이다. 연구개발과 자체 관측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국방·재난·산업안전 등에서 확보한 사업 경험을 민간시장으로 넓혀 데이터 융합 기업으로서 성장 기반을 다진다는 구상이다.


최 대표는 “각각의 기술 하나만 잘한다고 Multi-INT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여러 시스템을 통합하고 고객의 실제 업무에 적용한 경험까지 축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기간 각 기술의 시장 레퍼런스를 쌓아온 만큼 이제는 아이디어를 넘어 실제 비즈니스가 작동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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