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는 일? 단순 위성 아닌 ‘의사결정 가능한 데이터’ 추구”
- 진슬 강
- 24 hours ago
- 4 min read
데이터 인텔리전스 강국 꿈꾸는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
Multi-INT 플랫폼 ‘InStation’ 통해 데이터 융합·분석 자동화 체계 구축‘세상을 바꾸는 데이터’ 만들어
그 ‘데이터가 바꾸는 세상’ 선도가 목표

산불을 미리 감지하고, 농작물의 이상 징후를 하늘에서 먼저 알아챌 수 있다면? 위성과 드론, 지상 센서에서 입체적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세상의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대응하는 시대가 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데이터가 전략이 되는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 한컴인스페이스가 있다. 위성과 AI를 융합한 인텔리전스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 중인 한컴인스페이스의 최명진 대표를 만나 최근 추진 중인 군집위성 체계, 멀티(Multi)-INT 플랫폼, 그리고 한국형 팔란티어로서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2025년 준비 중인 일들이 많은 것 같다.
“맞다. 올해는 한컴인스페이스에 있어 기술적으로, 사업적으로도 큰 전환점이 되는 시기다. 무엇보다도 ‘군집위성 체계’ 구축의 실행단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우리는 2026년까지 총 4기의 초소형 위성을 순차적으로 발사해 기존 단일 위성의 한계를 넘어서는 관측 주기, 정밀도, 커버리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얼마 전 발사한 ‘세종 2호’는 군집위성 운영의 첫 실증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세종 3호’는 2026년 2월에 초분광카메라(442밴드)를 탑재해 스페이스X의 팰컨9을 통해 발사된다. ‘세종 4호’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Flight 소프트웨어가 적용된 위성으로 농업·산림 분야 데이터 확보 임무 수행을 위해 올해 11월 누리호 4차 발사에 함께하게 된다. ‘세종 5호’는 LEO-PNT(저궤도 항법 기술) 검증 임무로 2026년 6월 누리호 5차 발사에탑재될 예정이다. 각 위성은 서로 다른 센서와 특화 임무를 통해 산업별 활용성과 전략적 가치를 극대화하고, 정밀한 실시간 모니터링 기반의 데이터 인프라를 점진적으로 확립해 나가고 있다.”
‘세종 위성 시리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소개한다면?
“‘세종 2호’를 시작으로 ‘세종 5호’까지 각 위성은 EO, 초분광, 저궤도 위성 기반 항법기술 등 고도화된 센서와 특화 임무를 기반으로 군집위성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 커버리지와 시간 해상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렇게 여러 대의 소형 위성을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은 단일 위성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관측의 주기성과 정밀도, 대응 속도를 비약적으로 향상할 수 있어 매우 전략적인 구조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세종 위성 시리즈’는 단순 지구 관측 위성 운용을 넘어 민간이 주도하는 군집위성 체계 구축, 대한민국 민간 우주 기술의 경쟁력과 데이터 자립의 미래를 동시에 시험하는 장이 될 것이다. 그 자체로 국내 민간 우주 산업의 신뢰도와 기술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왜 군집위성인가?
“위성은 결국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도구다. 중요한 건 그 데이터가 현장에서 실제 의사결정으로 연결되느냐는 점이다. 우리는 군집위성을 단순한 기술 실증이 아니라 ‘우주-항공-지상 데이터 생태계’를 완성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보고 있다. 기존 대형 위성은 한번 발사하는 데에만 수백억원이 들고 운영 측면에서 유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우리는 초소형 위성을 분산형 구조로 운영함으로써 더 넓은 커버리지로 주기적인 데이터 갱신이 가능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가령, 위성 발사 후 운용 중에 한 대가 고장이 나더라도 시스템 전체가 멈추지 않는 분산형 구조로 운용이 가능하다. 또 재방문 시간을 줄이고, 사각지대 없이 변화 탐지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도시계획, 재난 대응, 농업 예측, 감시 정찰 등 광범위한 분야에 실시간 전략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초소형 군집위성 기반을 통해 실시간 관측부터 분석, 의사결정까지 이어지는 데이터 생태계의 실질적 인프라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연속 발사는 우리가 추진 중인 ‘Multi-INT’ 플랫폼의 본격적인 실행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우주-항공-지상 데이터’를 통합한 대한민국형 인텔리전스 플랫폼 생태계의 기반을 마련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우주-항공-지상 데이터 생태계’ 완성하는 군집위성
멀티(Multi)-INT 플랫폼은 어떤 기술인가?
“멀티(Multi)-INT는 위성, 드론, 지상 센서 등 다양한 소스에서 수집된 이기종 데이터를 단일 플랫폼에서 융합 분석할 수 있는 자동화 체계를 의미한다. 우리는 이를 ‘InStation’이라는 플랫폼으로 제품화했다. 이 플랫폼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처리하고 정합하고, 분석해서 시각화한 뒤 알림까지 전 주기를 자동화하는 플랫폼이다. 작업 플로(흐름)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모듈화 구성으로 이뤄져 데이터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에 유연성을 제공한다. 그리고 API 구조로 돼 있어 클라우드 서비스로의 전환이 용이하다. 예를 들어 산불 발생 시, 위성영상·기상정보·센서 정보·드론 영상을 실시간으로 융합·분석하면 단순 위치 식별을 넘어서 확산 경로, 대응 우선순위까지 예측할 수 있다.”
팔란티어와 비교되는 기술이라는 평가도 있다.
“팔란티어는 데이터를 통합하고 분석하는 데 있어 매우 강력한 플랫폼이다. 특히 데이터 간의 의미를 해석하는 능력은 최고다. 하지만 팔란티어는 고객의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패턴을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한컴인스페이스는 ‘실시간으로 공간 기반 변화 감지’와 예측이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즉, 팔란티어는 고객의 데이터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우리는 자체적인 위성, 드론, IoT 센서를 통해 독립적인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어 데이터 신뢰도, 보안성, 실시간성 면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Multi-INT 플랫폼 통해 ‘행동하는 데이터’ 제공
플랫폼 ‘InStation’의 핵심 가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고객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농업에서는 병해충 예측, 작황 분석, 수분 스트레스를 조기 탐지해서 농민이 언제, 어떤 조치를 해야 할지 알려줄 수 있다. 건설 현장에서는 구조물 균열·붕괴 위험을 실시간 감지하고, 교통관제 센터에서는 사고 예측·자동 알림까지 전 과정을 단일 플랫폼에서 자동화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이런 시스템을 프로젝트로 A to Z를 개발에 의존해야 했다. 반면, 우리의 InStation은 모듈화, 독립형 구조로 쉽게 이런 시스템들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는 어렵게 느껴지는 위성영상을 일반 민간기업으로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이 궁금하다.
“우리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해석하며, 국가 기반 산업의 전략적 결정을 외부 의존 없이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것, 이런 어려운 기술을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의 목표다. 국내를 넘어 동남아, 중동, 유럽 시장과의 협력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스마트시티, 농업, 재난대응, 국방(안보) 등에서 실시간 데이터 분석 플랫폼의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단순히 데이터를 보여주는 회사를 넘어, 고객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데이터를 만들고 그 데이터가 세상을 바꾸는 구조를 설계한다. 우리는 데이터 자립 국가로 가는 첫 관문을 여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데이터의 생산부터 의사결정을 돕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기술 내재화, 데이터 주권 확보, 융합, AI 고도화를 통해 ‘데이터 인텔리전스 강국 대한민국’을 실현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겠다.”